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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자취 요리 도전(2020) -(2) 에어프라이어로 감자칩, 싹 난 감자의 위험성

 

자취하던 2020년 3월 24일에 만들어 먹은 감자칩이다.

 

 

감자칩인데 전혀 감자칩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는 말하자면 길다...

 

 

내 자취방 냉장고에는 오래 되어서 싹이 많이 난 감자 여러개가 있었다.

 

지금은 기억이 희미하지만 오래 되었다고 해봤자 한 달 정도 밖에 안 놔뒀던 것 같은데 아무튼 싹이 엄청 많이 나 있었다.

 

당시에 감자가 12개나 있었는데 그게 다 싹이 나서 버려야 하니까 난 아까워서 어떻게든 사용할 생각이었다.

 

 싹이 난 감자를 먹으면 안 된다는 건 예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솔라닌'이라는 독이 있어서 먹으면 안 된다는 건 이때 당시에 검색해서 알았다.

 

그러면 청소에는 활용할 수 있을까 아니면 뭐에 활용할 수 있을까 궁리하며 검색해봤지만 검색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

 

 

그래서 결국 어떻게든 솔라닌을 제거하고 조리해서 먹어야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옮겨갔다.

 

이 생각이 화근이었다...

 

 

처음에는 싹 난 부분만 잘 도려내고 먹으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싹 난 부분을 깊게 도려냈다.

 

하지만 감자 속에 색깔이 다 이상했다.

 

겉부분은 초록색으로 변해있기도 해서 껍질을 깊게 벗겼는데도, 속 부분에는 갈색 얼룩이 퍼져 있거나, 자주감자에는 자주색 얼룩이 번져 있었다.

 

그래서 그때 당시의 난, 싹 난 감자의 싹을 도려내고 먹으면 안전한지 검색 해봤었는데, 도려내도 속에까지 솔라닌이 퍼져 있을 가능성이 높아 안 된다는 내용을 봤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때의 난 어떻게 해서든 솔라닌을 제거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검색을 계속했었다.

 

그랬더니, 식초를 넣으면, 또는 끓이면 솔라닌이 어느 정도 빠진다는 근거 없는 내용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진짜 아무 근거 없는 낭설이었지만, 나는 시도해보기로 했다.

 

일단 감자들은 속에 색이 변한 부분을 전부 도려내고 색이 안 변한 부분만 남겼다.

 

그랬더니 대부분 원래 크기에서 1/3 정도까지 작아졌다.

 

어떤 감자들은 전체가 다 색이 변해서 그냥 버릴까 했지만,

 

12개 중에 5개가 그래서 그것들도 최대한 도려낸 뒤 조금 남은 건 조리에 사용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먼저, 도려낸 감자들을 감자칩 모양으로 얇게 썰었다.

 

물에 식초를 푼 뒤, 거기에 감자를 20~30분 담가 두었다.

 

그 다음 끓는 물에 10~20분 끓였다.

 

그랬더니 감자가 완전 흐물흐물해져 있었다.

 

안 그래도 대부분 도려내서 깍둑썰기 된 크기로 작아진 감자를 얇게 썬 것도 모자라 식초물과 끓는물에 담가 물러지기까지 해서 매우 초라해 보였다.

 

거의 감자껍질 벗기다 실수로 두껍게 벗겨서 알맹이까지 같이 썰려나온? 그 느낌이라 이걸 굳이 먹어야 하나 현타가 오기 시작했다...

 

그 다음, 크린랩에 넣고, 소금, 설탕, 식용유 넣고 섞은 뒤, 에어프라이어에 25분 익혔다. 중간중간 뒤집어 가면서.

 

 

그렇게 솔라닌 듬뿍(?) 감자칩이 완성되었다...

 

맛에는 아무 이상 없었다. 케첩도 뿌려서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감자칩을 먹은지 1시간쯤 지났을 때,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기 시작했다.

 

뭔가 처음 느껴보는 어지러움이었다. 조금 있으니 속도 울렁거리려 하는 것 같아서 침대에 옆으로 누웠다.

 

소화가 아직 덜 되어서 똑바로 누울 순 없었다.

 

그런데 누워 있는데도 어지러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점점 심해졌고 머리가 너무 아팠다. 눈을 뜨고 있기도 힘들었다.

 

막 이러다 죽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어지럽고 아팠고 그러다 정신을 잃었다...

 

 

이후 눈을 떴을 때, 시간을 보니 1시간 반쯤 지나 있었다. 잠시 잠들었다 깨어난 거였다.

 

완전 죽다 살아난 기분이었다.

 

다행히 이 때부터는 어지러움도 없고 몸 상태도 괜찮았다.

 

그리고 다시는 싹 난 감자를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다시 찾아보니, 솔라닌은 수용성이 아니기 때문에 물에 녹지도 않고,  285℃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끓거나 삶는다고 해서 파괴되지 않는다고 한다.

 

어쩐지 먹을 때 혀에서 살짝 아린 느낌이 나더라. 그게 솔라닌 맛이었나보다..;;

 

내 몸으로 굳이 실험을 한 꼴이네...

 

 

아마 내가 조리한 감자 중에 색이 변한 부분을 다 도려낸 것은 괜찮았을 것 같고,

 

색이 전체가 다 변해서 도려내도 남아 있는 걸 그냥 사용했던 감자들이 문제가 되었을 것 같다.

 

 

어쨌든 감자에 싹이 많이 났을 땐 그냥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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